과거의 오늘에도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두 가지 사건이 눈에 띕니다.

  우선 1987년 6월 17일 바다 제비의 아종인 Dusky Seaside Sparrow가 멸절했습니다. 하나의 종의 멸절은 자연계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지만, 플로리다 지역에 흔했던 이 새가 사라진 것은 자연적인 것이 아닌 인간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1940년대 DDT의 사용으로 이 새는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케네디 우주센터 주변의 모기를 줄이겠다며 메릿 섬을 수몰시켰을 때 이들의 둥지는 거의 전멸해 버렸고, 결국 멸종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모기의 천적이었던 이 새의 멸절은 모기 개체 수를 늘리는 결과만을 낳았습니다만…….
 
  우리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이 새는 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모기를 줄이겠다며 섬을 잠기게 하는 일만 없었더라도. 하지만 ‘새 따위’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무시한 결과 하나의 종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세계 전역에서 무수한 종이 ‘인위적인 이유’로 절멸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바다에 넘쳐나리라 생각했던 상어, 그리고 참치조차 점점 멸종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니까요.

  한편 1967년엔 엄청난 인구와 식욕으로 상어와 참치의 멸절 가능성 상승에 이바지한다는 중국에서 최초의 수소 폭탄 실험이 있었던 날입니다. 원자폭탄이 처음 터졌을 때 누군가는 이를 ‘악마의 불’이라 불렀다고 하지요. 실험을 주도한 오펜하이머는 수소 폭탄의 제조에 반대하다 모든 공직에서 쫓겨났는데 때때로 자신을 ‘파멸의 사자’라고 비하했다고 하지요.

  문득 생각해 봅니다. 먼 훗날 인류의 운명 따위엔 관심 없는 누군가가 버튼을 누른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그것은 1987년의 오늘 멸종한 한 새와 같은 운명을 우리에게 선사하지 않을까요? 물론 지구의 생태계 대부분도 함께 하는 길이 되겠습니다만…

  그런 점에서 1942년의 오늘 태어난 이집트의 외교관 무함마드 모스타파 엘바라데이 같은 이들의 활약이 중요합니다. 그는 3번에 걸쳐 국제 원자력 기구 사무총장을 지내며 2005년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재임 중이었던 2003년 국제 원자력 기구는 이라크의 사찰을 진행하며 ‘문제 없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완전한 사찰이 끝날 예정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미국은 국제 원자력 기구의 제안을 무시하고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라며 이라크를 침공하여 수많은 무고한 이들을 해쳤습니다. 1987년에 멸망한 Dusky Seaside Sparrow를 멸망시킨 것도 새들의 개체 수에 대한 주의를 무시했던 어딘가의 미국인이었으리라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물론 이것은 미국 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문득 1885년 6월 17일에 뉴욕에 도착한 한 조각상이 인류 멸종의 상징으로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떠오릅니다. [혹성 탈출]도 그랬지만, 많은 재난물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인류에게 다가오는 위기와 멸망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요. 인류가 사라지고 그것 만이 남아 인류의 기억을 전해주는 날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편 오늘은 많은 학자와 창작자가 태어났습니다. 장르 작품은 아니지만 테니스 만화 “에이스를 노려라!”를 만든 야마모토 스미카나 “Major”라는 초 장기 연재의 야구만화를 그리는 미츠다 타쿠야 등이 눈에 띄죠. 두 사람은 스포츠 만화에서 큰 자취를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오늘의 SF >

362년 06월 17일
로마 황제 유리아누스가 그리스도 교도를 교사, 고관 등의 지위에서 추방.
이는 종교라는 이유로 사람을 핍박하고 차별한 행위이지만, 훗날 그리스도 교도들를 비롯한 여러 종교인들이 다른 이들을 인간도 아니라며 학대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1800년 06월 17일
아일랜드의 천문학자, 윌리엄 퍼슨즈(William Parsons) 태어나다.
1800년 06월 17일~1867년 10월 31일.
1840년대에 당시로선 최대인 구경 72인치의 천체 망원경을 건설하여 성운이나 은하의 광대한 관측 데이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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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년 06월 17일
독일 출신의 천문학자, 헤르만 골드슈미트(Hermann Mayer Salomon Goldschmidt) 태어나다.
1802년 06월 17일~1866년 04월 26일
대부분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14개의 소행성을 발견했다.

1832년 06월 17일
  영국의 화학자, 물리학자 윌리엄 크룩스(Sir William Crookes, OM, FR) 태어나다.
1832년 06월 17일 ~ 1919년 04월 04일.
탈륨을 발견하고 원자량을 정했고, 복사계를 발명했다. 음극선의 움직임을 연구하려 만든 진공관, 크룩스관은 현재의 음극선관 발전에 이바지했다. 한편 심령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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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1년 06월 17일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안토니오 파치노티(Antonio Pacinotti) 태어나다.
1841년 06월 17일~1912년 05월 22일. 직류 발전기의 발명자.

1885년 06월 17일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에 도착하다
이후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의 상징으로서 수많은 창작 작품 속에서 중요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심지어 “고스트버스터즈 2”에서는 뉴욕 시민의 선의의 상징으로서 이 여신상을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역시 [혹성탈출]에서 마지막에 보여진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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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06월 17일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토머스 카울링(Thomas George Cowling) 태어나다.
1906년 06월 17일~1990년 06월 16일.
항성의 내부구조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진행했다.

1920년 06월 17일
프랑스의 의사이자 병리학자, 유전학자인 프랑소와 쟈코브(François Jacob) 태어나다.
1920년 06월 17일 생.
잭 모레와 함께 유전자 발현조절을 설명하는 오페론설을 제출하여 1965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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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06월 17일
일본의 특수촬영감독 아리카와 사다마사(有川貞昌) 태어나다.
1925년 06월 17일~2005년 09월 22일.
[고지라 에비라 모스라 남해의 대격투]를 시작으로 많은 특촬물의 제작을 맡아 감동을 주었다.

1940년 06월 17일
영국의 화학자 아서 하든(Sir Arthur Harden) 사망하다.
1865년 10월 12일~1940년 6월 17일
알코올 발효의 연구, 인산 결합에 의한 당 조성 등 당류에 대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1929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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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06월 17일
이집트의 법학자이자 외교관인 무함마드 모스타파 엘바라데이(محمد مصطفى البرادعي‎) 태어나다.
1997, 2001, 2005년 세 번에 걸쳐 국제원자력기구사무총장을 지냈고 “원자력 에너지가 군사적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고 평화적으로 사용되도록 공헌”한 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1967년 06월 17일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하다.
이로써 중화인민공화국은 핵만이 아닌 더욱 끔찍한 병기를 손에 넣었고, 세계의 멸망 시계는 조금 더 늦추어졌다.

1972년 06월 17일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각되다.
이 사건은 이후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졌고, 민주국가에서는 어떤 이유건 불법적인 도청과 감시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선례를 남겨주었다.

1987년 06월 17일
바다 제비의 아종 Dusky Seaside Sparrow의 최후의 개체가 사망하여 멸절되다.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생명체들이 절멸하고 있다. 절멸 자체는 자연계의 섭리라 하나 근래의 절멸은 인간의 생활과 활동에 의한 것임이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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