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가는 이야기.jpg

 

- 책 소개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 김보영의 첫 번째 작품집이다. 작가가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발표한 과학소설 6편이 실려있다. 한국어로 쓰인 본격 SF의 등장과 장르를 가로지르며 작품 세계의 무한 확장과 변용을 가능하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간의 클론과의 감각 교환을 통해 그 영향력의 역전을 다룬 「촉각의 경험」과 ‘당연한 전제’를 뒤집는 신선한 발상과 완고한 세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서정적으로 그린 「다섯 번째 감각」, ’루빈의 꽃병‘을 연상시키는 반전과 문명에 대한 깊은 사유가 뒤따르는 「우수한 유전자」, 로봇만으로 이루어진 사회를 그린 「종의 기원」과 그 속편 「종의 기원; 그 후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그리고 광속에 접근하는 우주선의 물리와 우주의 종말이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결합한 야심적인 우주SF 「미래로 가는 사람들」 연작까지, 김보영의 다양한 작품을 한 권에 담았다. 이 책에 실린 김보영의 작품들은 한국 장르문학의 폭과 깊이를 탄탄하게 팽창시킨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출판사 보도자료

 

한국 창작 SF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록될 작품집 『멀리 가는 이야기』

『멀리 가는 이야기』는 21세기의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 김보영이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발표한 과학소설들을 엮은 첫 번째 작품집이다. 이 책과 그의 두 번째 작품집 『진화신화』동시 출간은, 한국 창작 SF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다. 무엇보다 두텁고 깊이 있는 팬덤층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척박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장르문학계에 한국어로 쓰인 본격 SF의 등장과 장르를 가로지르며 작품 세계의 무한 확장과 변용이 가능해 보이는 김보영의 존재는 한국의 SF 독자들 입장에서 크나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장르문학의 폭과 깊이를 탄탄하게 팽창시킨 주목할 만한 역작들

인간의 클론과의 감각 교환을 통해 그 영향력의 역전을 다룬「촉각의 경험」과 ‘당연한 전제’를 뒤집는 신선한 발상과 완고한 세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서정적으로 그린 「다섯 번째 감각」, ’루빈의 꽃병‘을 연상시키는 반전과 문명에 대한 깊은 사유가 뒤따르는「우수한 유전자」는 ’이미 족히 알고 있는 당연한 것들‘에 대한 회의와 닫혀진 세계에 대한 은유가 미학적인 균형을 이룬 인상적인 단편들이다.

중편 「종의 기원」과 2편 내지는 속편(혹은 외전)이라고도 볼 수 있는「종의 기원; 그 후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는 로봇만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등장하는 역작이다. ‘인간이 멸망한 뒤의 로봇들의 세계’라는 설정은 아시모프에서 젤라즈니를 망라하는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다루어진 SF의 거대 클리셰 중 하나지만, 로봇들의 사회 구조와 지적 존재의 순환성에 관한 세밀한 고찰은 오롯이 김보영만의 것이다. 은유적인 잠재력과 소재상의 매력으로 보면 이 분야의 대표적 고전인 제임스 P. 호건의 『Code of the Lifemaker』(1983)을 능가하는 걸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한국 SF의 자체 완결성에 한 획을 그은 『미래로 가는 사람들』

「미래로 가는 사람들」연작은 지금까지 한국어로 쓰인 SF 중에서 가장 큰 공간적, 시간적 스케일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광속에 접근하는 우주선의 물리와 우주의 종말이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결합한 야심적인 우주SF로서, 동구권의 판타스티카fantastika 전통과도 맞닿은 다소 우화적인 색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내적, 논리적인 응집력을 잃지 않는다. 일견 폴 앤더슨의 고전적 하드 SF인 『타우 제로』(1970)를 방불케 하는 설정뿐만 아니라 일본 SF의 르네상스적 거장인 코마츠 사쿄가 쓴 일련의 서사적 장편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불교적, 순환적 우주관이 실로 탁월하면서도 자연스럽다. 단순한 필력이나 상상력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SF만의 치밀하고 마크로한 사유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한국 SF의 자체 완결성에 한 획을 그은 명작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