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디스에픽 시리즈 4권. 2015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국가는 파산하고 국제기구는 힘을 잃었다. 지켜 줄 이 없는 섬은 자기 자신을 팔았고, 그렇게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질병을 이름 대신 불렀다." 방사능 폐기물에 대한 대가로 섬은 구호물자를 받아들였고, 그사이 섬은 예정보다도 더 빠르고 거칠게 죽어 갔다.

"섬의 새로운 세대 중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생명이란 없었다." 금방 부스러질 것 같은 섬에서 서로를 발견한 '사마귀'와 '반점'은 멈추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선다. "세상의 끝이 온다 해도 좋아. 너와 헤어지지 않을 거야." 절망하기 위해 희망하는 섬의 이야기. 무너져 가는 섬과 그 끝을 함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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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파산하고 국제기구는 힘을 잃었다. 지켜 줄 이 없는 섬은 자기 자신을 팔았고, 그렇게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질병을 이름 대신 불렀다."

방사능 폐기물에 대한 대가로 섬은 구호물자를 받아들였고, 그사이 섬은 예정보다도 더 빠르고 거칠게 죽어 갔다.

"섬의 새로운 세대 중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생명이란 없었다."

금방 부스러질 것 같은 섬에서 서로를 발견한 '사마귀'와 '반점'은 멈추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선다.

"세상의 끝이 온다 해도 좋아. 너와 헤어지지 않을 거야."

절망하기 위해 희망하는 섬의 이야기. 무너져 가는 섬과 그 끝을 함께하라.

2015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묵직한 디스토피아 세계를 소개한다.

박문영 작가가 독자의 숨을 차분히 누르는 문장을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전작인 『2013 큐빅노트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파경」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상황을 휘감는 것만 같은 묘사가 인상적인, 읽다보면 어느새 무릎까지 늪에 빠진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다. 차기작으로 섬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SF를 쓰고 있으며 가제는 '사마귀의 나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곧바로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디스토피아보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까운 작품이었지만, 결과물은 괜찮음 이상이었다.

'사마귀'와 '반점'은 종이에 또 방사능 폐기물 통에 그림을 그린다. 바짝 마른 기린과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것 같은 로봇까지. 이들이 그린 것은 그들 자신, 그들이 보는 세상, 혹은 섬 자체다. 보급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비쩍 곯은 아이들, 점점 더 어두워질 것이 분명한 미래. 자생력을 잃은 섬의 모습은 "섬의 새로운 세대 중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생명이란 없었다"는 문장으로 간결하게 정리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마귀의 세계는 하지만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하고 산산조각난다. 같은 세계를 공유하던 유일한 사람인 반점은 사라지고, 드럼통은 사방으로 떠내려간다. 『사마귀의 나라』는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마는, 그것도 이중으로 무너지고야 마는 세계의 파멸에 대한 이야기다.

기울어가는 세계가 예정된 멸망을 향해 쏟아지는 가운데 빛나는 섬뜩한 문장들이야말로 이 작품의 매력이다. 담담하게 전하는 사실은 눈 돌릴 수 없는 고통이 된다. 이 고통이 바로 이야기와 독자를 잇는 연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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