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06월 28일 ~ 2006년 11월 15일. 향년 59세.

  본명은 이시카와 켄이치(石川賢一). 주로 다이나믹 프로에서 나가이 고((永井豪))의 어시스턴트로 활동하면서 그의 제자이기보다는 ‘전우이자 친구이며 최대의 아군’으로 알려진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원작자. <게타로보>, <마수 전선>, <극도 병기> 등 독특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2006년 11월 15일 사망.

  1948년 06월 28일 일본의 토치기 현에서 태어난 이시카와는 1969년 나가이고의 어시스턴트로 다이나믹 프로에 입사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에도 주로 나가이 고와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하는 일이 많았지만, 나가이는 “제자라고 생각한 일은 한 번도 없다. 전우이자 친구이며, 최대의 아군이다.”라고 평하고 있다.

  공학을 전공하고 일찍부터 SF를 좋아했던 이시카와는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개연성 따위는 내던져 버리기 일쑤인 나가이와는 달리, 아이디어를 가능한 사실적이고 개연성 있게 완성하려는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스타일이었지만, 점차 나가이의 영향을 받아 우선은 개연성 있는 장치 등을 완성하면서도 그에 구속되지 않고 폭넓은 상상력과 구성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곤 했다.

  특히, 다채롭고 개성 넘칠 뿐만 아니라 특성이 잘 반영된 캐릭터의 제작에 일가견이 있어 어시스턴트 시절 <ガクエン退屈男(학원퇴출남)>에서 적 측의 캐릭터들을 모두 맡아, 이시카와가 일본 일주 여행을 위해 다이나믹 프로를 떠나는 바람에 작품이 종료되기도 했을 정도.

  1971년 다이나믹 프로를 떠나 독립 작가로 활동하긴 했으나 다이나믹 프로와 절연한 것은 아니었다. 실례로 다음 해 나가이 고 원작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적 캐릭터 디자인을 위해 사외 작가로서 참가하기도 했으며, 1974년에는 다시 다이나믹 프로에 정식으로 복귀하였다.

  당시 <데빌맨>, <큐티하니>, <마징가 Z> 등의 성공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나가이는 이시카와에게 <게타로보>의 공동 원작과 함께 주인공 로봇의 디자인을 의뢰하는 한편, 만화판의 연재도 맡겼다.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일화가 있다. 개연성을 매우 중시하여 디자인에서도 이를 강조하건 이시카와는 3개의 전투기가 합체하여 3가지 로봇이 되는 디자인에서 매우 고민하고 있었다. 거북 모양의 독특한 얼굴을 가진 1호의 디자인은 완성했지만, 2,3호에서는 아무리 고민해도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이시카와는 자신의 재능이 부족하다며 하소연했다. ‘이렇게 변형하면 이게 문제가 되고...’같은 공학적인 고민을 한참 듣던 나가이는 그 자리에서 펜을 들어서는 쓱쓱 디자인을 고쳐 2,3호를 만들어냈다. 미사일을 팔로, 다리를 바퀴로 바꾸는 등 기상천외한 변형 방식에 충격받은 이시카와는 “우리는 과학자가 아니잖아,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나가이의 대답에 새로운 가능성을 깨달았고, 이후에는 개연성에만 구속되기보다는 좀 더 폭넓은 구성력을 보여주게 되었다.
  이 탓에 게타 로보는 (변형 금속이라는 설정으로) 3단 합체임에도 실제 장난감은 합체 변신되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갖게 되었지만, 매우 자유로운 발상과 독특한 재미로 여전히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다.

[ 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게타로보는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이시카와는 이후 <게타로보 G>, 만화로만 끝난 <게타로보 고>, 완구에 얽매이지 않은 독립 작품 <진 게타로보> 등의 원작, 디자인을 맡았는데, 나가이와의 공동 작업에서 벗어나면서 점차 아서 C 클라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인류의 진화’를 좀 더 폭넓게 펼쳐내기도 했다.

  이시카와는 야마다 후타로 원작 <마계 전생>을 만화화할 때도 원작과는 달리 다른 공간에서 출연하는 SF 스타일의 촉수 괴물을 등장시키는 등, 자신의 작품만이 아니라 다른 작가와의 공동 작업에서도 SF 취향을 여실히 드러내곤 했다. 특히 다른 세계나 차원에서 넘어오는 독특한 형태의 괴물이나 침략자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실력을 발휘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주로 시대극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시카와는 오리지널 스토리의 시대극 <～戦国忍法秘録～ 五右衛門(~전국 인법 비록~고에몽)>을 집필하던 중 아무런 병의 조짐도 없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고 말았다. 향년 59세.

주요 작품

게타로보 사가(ゲッターロボサーガ) - 나가이 고와 공동작품

허무전기(虚無戦記) 시리즈

마수전선(魔獣戦線) 시리즈

극도병기(極道兵器)

마공팔견전(魔空八犬伝)

더 조크맨(ザ・ジョークマン)

괴물우주선 오리온의 호랑이(怪物宇宙船 オリオンの虎)

그 밖에 마계전생 등 소설을 원작으로 다수의 작품을 집필하였다.

참고 링크

오늘의 SF 06월 28일자

오늘의 SF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