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채비를 하기 전이었다. 그 순간에 까치가 나는 모습을 보았다. 보이지 않는 미끄럼틀을 타는 듯한 모습. 여기에 이끌렸다. 그 바람에 까치가 소나무에 앉은 모습까지 보았다. 까치가 나는 모습을 따라 절로 고개를​ 돌렸다.

​까지가 소나무 가지에 앉은 모습을 보고 나서야 고개를 멈췄다. 고개를 멈추고 나자 머리와 가슴에 걱정이 앞섰다. 까치가 소나무 가지에 앉고나서 어떤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앉은 소나무 가기를 쫀다. 이렇게 바라보니 걱정이 감돌았다.

'약이 묻었을 텐데'.​

며칠 전에 까치가 앉았던 소나무에 방제 작업을 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살충제 및 살균제. 군청에서 왔을 직원이 이를 담은 약을 뿌렸던 모습을 직접 보았던 기억을 겹쳤다. 엊그제에 비가 내렸어도 사람이 뿌린 약이 나무에 남을 텐데. 까치가 가지를 쪼다가 배탈이 나며 죽으면 안 되는데. 여러 상념이 이 감정에 하나로 얽히고 말았다. 바로 '걱정'이다.

'기우가 되기를'.

그 때나 지금이나 .이 생각이 똑같다. ​까치가 소나무에 앉은 모습을 보며 부리로 가지를 쪼았던 모습을 보았던 때나. 연습장에 썼던 초본을 퇴고하며 인터넷에 올리는 지금이나. 때가 바뀌어도 어느 존재를 향한 생각은 똑같다. 소나무 가지에 앉으며 가지를 쪼았던 까치를 향한 걱정이다.

블로그에 썼던 얘기를 조이 SF 클럽 다음으로 SF & 판타지 도서관에 옮깁니다. 사랑방에 '기증'을 알리는 소식 만이 계속 옵니다. 그러니 여기에 걱정합니다. 제가 투박하게 쓴 얘기를 여기에도 알리라. 이런 마음에 따라 행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