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SICAF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작품을 보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지요.

  당시 여러가지 질문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불법 공유가 이루어지곤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노렸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인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어떤 방식으로 보는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작품을 접할 때 그 작품은 자신에게 있어 평생에 한번의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최고의 환경에서 그것을 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보통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불법이니 뭐니 하며 저작자의 권리 같은 얘기를 꺼내기 쉬운게, 그런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핵심을 찌르는 멋진 답변이었습니다. 이 말은 그 후로 제게 있어 소중한 격언으로서 기억되고 있지요.


  SF&판타지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상영회를 합니다. 때로는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처럼 특별 상영회를 진행하지만, 대개는 저녁 시간에 한편 정도를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요. 별도로 참가비는 받지 않고 도서관 이용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참여하시는 분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얼마 전 진행한 공각기동대 상영회에서는 특별 상영회임에도 인원이 절반 정도 밖에는 안 되었으니까요. 아마도 대다수의 작품을 다운로드를 통해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그럼에도 상영회에는 매력이 있습니다. 2시간여의 상영 시간을 충분히 즐겁게 여길 수 있는 매력이...

  특히 공각기동대 상영회는 제게 있어 '상영회의 가치'를 느끼게 했던 좋은 자리였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집에서 이미 보았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상영회에서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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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 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들려오는 총성이 집에서 헤드폰을 끼고 작은 화면(그래도 27인치 모니터지만)으로 보는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거든요. 그야말로 처음 보는 느낌...
  "극장에서 보는 기분". 그것을 너무도 충실하게 느낄 수 있는 상영회였습니다. 상영을 하는 동안 그야말로 한 순간도 놓치기 싫었으니까요. (도서관 운영자인 만큼 이것저것 살펴야 할게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상영회 중간 중간 작품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고요.

  꽤 오래 전에 나왔고 몇 번이고 다시 본 작품이지만, 이처럼 재미있게 본 것은 정말로 처음이었습니다.

  참가자는 많지 않았지만, 저는 행사를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저 역시 장르 작품 팬이고 함께 즐기고자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다양한 상영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당장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 나이트가 있고 1월에는 매의 발톱단 3편(재상영)이라던가 이것저것...^^ 물론, 가능한 좋은 환경에서 보실 수 있도록 이것저것 고민 중이고요.

  상영회는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여럿이 함께 작품을 감상하자는 행사입니다.

  앞으로도 상영회의 재미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여담) 이번에 가면라이더 상영회에서는 회식이 있어 조금 밖에는 보지 못한게 정말로 아쉽습니다. 초반부터 굉장히 재미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