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춥고 황량한 유럽의 북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토르는 오딘의 사랑하는 아들이자 용맹과 품위와 강인함의 귀감이었다. 아스가르드에서 헬까지 그리고 그 모든 영역에 걸쳐 토르는 위대한 망치 묠니르를 들고 적과 맞서 전설을 남겼고, 수많은 승리의 주역으로서 기억되었다. 그가 망치를 들고 전선에 나서며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의 모든 이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적과 맞서는 용기를 되새겼으며, 강대한 적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하였다.
  그러나 토르에게도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그가 가진 강함에 비례하여 넘쳐는 오만이었다. 그리하여 위대한 신의 아버지 오딘은 그에게 겸손이라는 미덕을 가르치고자 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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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의 바이킹 세계에서 내려오는 노르드 신화를 바탕으로 마블의 작가들이 새롭게 창조한 [토르] 시리즈는 판타지 작품 등으로도 친숙한 북유럽 신화를 단순히 만화로 만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재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블사의 -다소 SF 적인 느낌도 주는- 영화로 친숙한 작품이지만, 새로운 분위기의 판타지 작품으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지요.

  다만 현대를 무대로 한 어벤져스의 '토르'는 아무래도 친숙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도 그랬지만, 분위기나 내용이 많이 다르거든요.

  시공사에서 번역하여 소개된 [토르:천둥의 시대]는 그 같은 혼란을 덜어주고 마블사의 [토르] 시리즈에 처음 접근하는 이들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내용과 분위기를 가진 작품입니다.

  북유럽 신화 속의 한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하여 토르의 힘을 보여주는 표제작 '천둥의 시대(Age of Thunder)'를 시작으로 인간들의 배신에 분노한 토르가 그들을 징벌하고, 결국 오딘에 의해 아스가르드로부터 추방되는 '피의 치세(Reign of Blood)'와 '전쟁의 사람(Man of War)', 그리고 죽은자들에 맞서 -기관총(!)을 들고- 다리를 지켰던 전사 스커지에 얽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은 외전, '갓 사이즈 스페셜(God-Size Sepcial)'까지 총 4개의 이야기를 담은 [토르 : 천둥의 시대]는 북구 신화의 새로운 각색인 동시에 독특한 판타지 작품으로서도 재미를 주지요.

  이 한권의 책자에 여러 화가가 참여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물론, '갓사이즈 스페셜'에선 매 편마다 다른 작가가 참여하는 바람에 조금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만...^^ 표지부터 안의 그림까지, 그림 하나하나가 충실하게 그려져있다는 점에서도 마음에 듭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작품에 관련한 별도의 설명이 없다는 겁니다. 토르라는 존재는 워낙 유명한 캐릭터이지만, 그래도 이에 대해 조금은 보충 설명이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이 작품은 그래픽 노블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선택할만한 작품이고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재미만이 아니라 그림을 보는 즐거움에서 선택할만한 명작임에는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