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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문학의 살아 있는 전설 마이클 무어콕, 국내 첫 소개!
“마이클 무어콕은 거장이다. 경계를 허무는 대담함과 변화무쌍함으로
거의 모든 장르에서 미움을 받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는다.” _가디언

2008년 <타임스>가 선정한 ‘전후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 중 한 명이자, 아서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어슐러 르 귄의 뒤를 이어 2008년 ‘그랜드마스터’(SF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에게 헌정하는 호칭)에 오른 마이클 무어콕의 장편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1960년대 영국 '뉴웨이브‘(과학기술적인 논리 전개나 묘사에 치중하는 기존의 SF를 벗어나 인간 내면과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사조)를 이끈 대표 기수이자, ‘월드 판타지’ 평생공로상(2000), ‘브램 스토커’ 평생공로상(2004), ‘세계 공포문학 작가’ 평생공로상(2005) 등을 수상하며 그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은 마이클 무어콕은, 대담하고 변화무쌍한 세계관과 함께 비(非)영웅적인 주인공들로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무어콕의 작품 대부분이 짧게는 10여 년에서 길게는 40여 년 동안 이어져온 시리즈물이라는 점에서도 독자들의 지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중 드물게 한 권으로 완결된 작품이 바로 1967년 네뷸러 상 수상작인 《이 사람을 보라》다.
시간 여행으로 예수를 만나러 간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굴절된 인간의 심리와 종교를 정면으로 다루어 큰 파장을 일으킨 이 소설은 스물일곱 살의 젊은 마이클 무어콕에게 일찌감치 명성을 안겨준 초기 대표작 중 하나다. <요한복음> 19장 5절(예수께서는 가시관을 머리에 쓰시고 자홍색 용포를 걸치시고 밖으로 나오셨다. 빌라도는 사람들에게 예수를 가리켜 보이며 말하였다. “보라, 이 사람이다.”)에서 제목을 따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수를 직접적인 소재로 차용했다는 점 때문에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게 격렬한 항의와 함께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작가는 살해 위협을 한 독자들에게 책의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해 미안하다는 정중한 사과 편지와 함께 책값, 우표값을 돌려줬다고 한다). 이 작품은 타임머신을 타고 예수를 만나러 간다는 직설적이고도 대담한 설정과 그에 대한 적잖은 파장으로 인해 국내 출간되기 전부터 이미 ‘아는 사람들’에게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이상한 걸작’ 중 하나다.

신성모독인가, 예수에 관한 가장 대담한 상상인가
"짧고, 날카롭고, 강렬하다. 이 책은 당신의 종교적 믿음을 흔들려는 게 아니다.
그 믿음의 근본에 질문을 던질 뿐이다. 가히 훌륭하다." _아마존유케이 독자리뷰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등 예수 그리스도를 소재로 한 소설들은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소재의 특성상 늘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예수의 삶을 ‘신의 아들’이 아닌 ‘인간의 아들’이라는 관점에서 재구성한 카잔차키스의 소설은 바티칸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었고, 예수를 둘러싼 ‘소문’을 소설화한 《다빈치 코드》는 그 내용의 진위를 반박하는 책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성서에 토대한 예수의 행적 위에서 이야기를 전개한 점은 다르지 않았는데, 만약 상상력의 최전선에 있는 SF 문학에서 예수를 다룬다면 어떻게 될까? 가령, 시간 여행이 가능하여 골고다 언덕에 오르는 예수를 현대의 누군가가 구해낸다면? 혹은 실제로 만난 예수가 우리가 아는 성서 속 구세주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면? 혹은 더 나아가 성서 속 예수라는 인물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경우, 예수에서 시작해 2천 동안 견고히 쌓아올린 인류의 믿음은 어쩔 수 없이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이는 소설이라는 장르이기에 가능한 멋진 난제이지만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다. 이제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마이클 무어콕은 50여 년 전 이에 대해 과감하게 질문을 던졌고 누구도 하지 못했던 가장 대담한 상상을 펼쳐 보였다.
실패한 현대인의 자화상과도 같은 주인공 칼 글로거가 엉망이 되어버린 자신의 삶에 답을 구하려고 타임머신을 타고 예수를 만나러 가지만 그곳에서 맞닥뜨린 예상치 못한 진실에 충격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놀라운 선택을 하게 된다는, 어찌 보면 기발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불경하기도 한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인간의 비뚤어진 열망과 종교 자체가 갖는 함정에 대해 짧지만 강렬하게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예수에 대한 진실 여부라는 오래된 논쟁을 떠나, 2천 년 전의 과거와 지금의 현실이 하나로 연결되어 꼬리를 무는 놀라운 문학적 세계와 함께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강렬한 반전을 통해 인간과 종교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