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스타크의 원작인 <파커>는 1962년 <헌터(The Hunter)>를 시작으로 2008년 <더티 머니(Dirty Money)>에 이르기까지 총 24편에 걸친 장대한 역사를 지닌 범죄소설이다. 그동안 10편 가까이 영화화되었고 다윈 쿡이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시켰다. 다윈 쿡의 작업에 깊은 인상을 받은 원작자 리처드 스타크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파커'라는 원작 캐릭터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기꺼이 다윈 쿡에게 내줬다.

파커 시리즈는 다윈 쿡 특유의 건조하고 직선적인 전개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간 작품이다. 돌아가는 일이 없고 복잡한 반전이나 자잘한 에피소드도 없으며 색의 사용까지 과감히 줄여 군더더기라곤 찾아 볼 수 없다. 작가는 그래픽 노블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100% 활용해 원작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해 한탕 크게 벌이고 도주하던 파커 일당. 범행 현장을 빠져나가던 도중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나고 만다. 깨어나 돈을 챙긴 파커는 폐쇄된 놀이공원으로 몸을 피하지만, 그를 목격한 자들이 있었다. 뉴스를 통해 파커의 정체를 파악한 그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은밀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동원한다. 부패한 경찰과 교활한 마피아 사이에서 출구도, 법적 안전망도 없이 독 안에 갇힌 쥐 신세가 된 파커. 어느 때보다도 막다른 길에 놓인 그를 표적으로 그물처럼 조여 오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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