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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11월 20일. 미국의 방송국에서 한 영화를 소개했다.
<그날 이후(The Day After)>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이 작품은 미국 중부 지역의 평범한 마을을 무대로 펼쳐진 이야기를 다룬다.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은 마을 외각에서 버섯 구름이 피어오른 이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다...
조용한, 하지만 충격적인 이 영화는 그날 TV를 보았던 모든 이의 눈을 사로 잡고, 많은 이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핵전쟁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폭발 이후 전개된 -미국의 방송으로선 이례적으로 중간 광고 없이 계속된- 절망의 순간을 통해 핵공격 승리론의 허상을 보았고, 실제 이상의 현실감을 통해 그 진실을 느꼈다.
이 영화가 소개된 이후 미국 전역에는 무수한 반핵, 반전 단체가 생겨났고, 수많은 이가 반핵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들의 운동은 정계로 이어져 군축 협상을 진행하게 했고 결국 대규모 핵감축 협상이 타결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지금도 '세계 멸망 시계'는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남겨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전면 핵전쟁을 우려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이 영화 덕분일지도 모른다. 한편의 영화가 세상을 구원한 것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오늘의 SF...)
오는 토요일 밤. 사당동에 자리잡은 SF&판타지 도서관에서는 핵폭발 이후 살아남은 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그날 이후>를 상영합니다.
전쟁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지금 이 순간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북쪽에서 핵 위협이 점차 늘어나는 현실을 다시 한번 돌이키며 이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화의 길이는 총 124분으로 7시부터 상영하여 상영 후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습니다.
(앞으로 도서관의 상영회는 상영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 많이 찾아주세요.
일시 : 2010년 11월 27일(토) 오후 7시
장소 :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
* SF&판타지 도서관에서는 매월 2, 4 주 토요일에 영화 상영회를 진행합니다. SF와 판타지 작품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자리로 외부 단체에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상영회 등의 계획이 있고 상영할 곳을 찾고 계시다면 우리 SF&판타지 도서관에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