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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우주 출판사에서 독창적인 상상력과 뛰어난 흡입력을 지닌 이야기만 엄선해서 묶은 '온우주 단편선'의 다섯 번째 작품집. 이서영의 작품집 <악어의 맛>은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 먼저 눈길을 끄는 작품집이다. '소설 쓰는 사회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답게, 사회의 낮은 곳, 어두운 곳, 소수이고 핍박받고 외면받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무거운 주제를 다룰 때 흔히 생각하기 쉬운 비참하고 어두운 이야기로 몰아가지 않고, 시종일관 따뜻하고 공감이 충만하며 때로는 유쾌하고 발랄하기까지 한 이야기를 펼쳐놓는 것이 이서영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오랜 훈련을 통해 탄탄하게 다진 기본기를 바탕으로 장르적 소재와 서사를 현실과 결합한 이서영의 작품들은 어떤 날카로운 비판이나 논설로도 전달할 수 없는 메시지를 부드럽고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표제작 '악어의 맛'. 초콜릿 만드는 것밖에 모르는 곱사등이 자매의 집에 작은 악어가 나타난다. 악어는 맛있는 것을 먹고 나면 환희로 찬란한 색깔을 낸다. 그것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매는 계속 악어에게 좋은 것을 주지만 악어는 점점 만족하지 못하고 가출하여 수컷 악어와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