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09년도 불과 2주가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주에는 크리스마스... 휴일이 있는 날이지요.^^

  요 며칠 갑작스레 추워졌는데, 오늘은 그래도 날이 조금 풀린 듯한 기분입니다. 칼날 같던 바람이 덜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갑작스러운 한파는 도서관에도 영향을 주었네요. 방문객도 방문객이지만, 화장실의 수도꼭지가 어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도서관의 화장실은 반 실외라는게 한가지 아쉽지요. 물론, 이를 보완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약간 틀어놓은데다 수도관에는 열선 장치도 되어 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결국 항상 비치해둔 히터를 밤새도록 켜두어 문제는 해결했습니다.
  앞으로 추운 동안에는 계속 켜둘테니 동파 문제는 없겠지요.


  얼마 전, '새로 나온 작품 코너'를 마련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그 덕분인지 새로나온 책이 얼마나 많은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생각보다도 훨씬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만...
  한달 기간을 두고 정리하는데다, 시리즈 물은 1권만 놔두는데도 책장 5줄 중 대부분이 가득차 버리는 느낌...

  이들 책에는 저희 쪽에서 구입한 것도 있지만, 기증이 들어온 책도 많습니다. 가령 요번에는 시공사에서 신간 그래픽 노블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마블 영웅 총대결'인 <시빌워(Civil War)>가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COMIC_CIVILWAR.jpg

  배트맨, 슈퍼맨 등으로 알려진 DC 코믹스에 "저스티스 리그"가 있다면, 마블에는 "어벤져스"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여러 슈퍼 영웅들이 S.H.I.E.L.D라는 조직 아래 하나로 뭉친 그룹으로, 인기리에 개봉했던 <아이언맨>의 쿠키 영상(제작진 소개가 나온 후에 나오는 영상)에서 S.H.I.E.L.D의 국장인 닉 퓨리가 등장해서 이야기하기도 했지요. (마블의 계획은 <아이언맨> 외에도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의 작품을 모두 만들고 이들이 함께 등장하는 <어벤져스>를 영화화하는거라 합니다.)

  <어벤져스>까지는 단순히 '슈퍼 영웅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지만, <시빌 워>는 조...금 다릅니다.
  바로 슈퍼 영웅들끼리 둘로 나누어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거든요.

  무대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인크레더블>에서도 등장했던- "슈퍼 영웅 등록 법안". 일부 슈퍼 영웅들이 사고를 일으켜 사상 사고가 발생하고 슈퍼 영웅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신분을 정부 조직에 등록하고 -급료를 주며- 관리하자는 법안입니다.
  법안의 발제자는 어벤져스의 일원인 '토니 스타크'... 네. 바로 아이언맨이지요.

  한편,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이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뭉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미국의 모든 슈퍼 영웅들이 둘로 나뉘어 대결을 시작한 것이지요.

  "모든 슈퍼 영웅"이라고 말했듯, 정말로 마블에서 등장한 거의 모든 슈퍼 영웅들이 총출동합니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외에도 스파이더맨, 엑스맨, 판타스틱 4, 데어데블, 퍼니셔 등. 영화로 등장했던 인물들은 기본이고, 정말이지 한번도 본 일 없는 무수한 슈퍼 영웅이 선보이는 것이지요. (D.C.의 "저스티스"도 그랬지만, 이 작품도 너무 많은 인물이 쏟아져 나오는게 조금 문제긴 합니다. 물론 그 중심에 있는 건 아이언맨 외에 몇 명이라 부담은 덜하지만...)

  어찌되었든... 이처럼 미국의 만화(아메리칸 코믹스)가 꾸준히 나와주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볼거리가 늘어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영화 등으로 친숙한 존재들을 또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시공사 외에도 세미콜론 등 여러 회사가 참여하여 그래픽 노블을 선보이는데, 그만큼 볼거리의 폭도 늘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픽 노블이라고 하니,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빠진 한 미국 제작자가 "이순신(Yi Soon Shin)"이라는 제목의 그래픽 노블을 냈다고 합니다. 총 12부작 예정으로 제작 중이라는데 드라마의 반향이라곤 해도 우리나라의 역사 이야기를 외국인이 만화로 만든다는 것이 참 흥미롭군요.

  우리나라에 나올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용이 궁금합니다. (역사물인 만큼 우리 도서관에 어울리는 작품은 아닐 것 같지만...)

graphicnovel_yi_soon_shin_1.jpg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의 반향 (조이 sf 클럽)

  이런 그래픽 노블은 보통 20~30페이지 정도의 한 편(이슈)씩 나누어 판매하는데도 꽤 인기를 모으는게 신기하네요. (24페이지에 3달러라...)

  물론, 이러한 그래픽 노블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이 있고, 그런 상점에서 열심히 책을 사는 고객, 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시트콤 <빅뱅 이론>에서 종종 이런 상점이 등장하곤 합니다.)

  대형 서점에서조차 SF 칸 하나 갖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DVD 조차 거의 안 팔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말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오타쿠'니 '오덕'이니 불러도 어쩌겠습니까? 좋아하는 걸요...^^)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좀 더 다양한 장르 문화 작품들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누구나 장르 문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물론 그 역시 우리 SF&판타지 도서관이 꿈꾸는 미래... 그리고 추구하는 미래의 모습 중 하나겠지요.


추신) 오늘은 일지를 조금 일찍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방문객이 없기도 하고... 워낙 오랜만에 쓰는 일지라... 앞으로는 조금 더 열심히 도서관 소식을 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