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추천
책 만이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등 장르 작품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게시판입니다.
여러분이 보신 작품 중에서 좋은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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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5
장르 | S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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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감독 | Menno Meyjes |
나라 | 미국 |
번역자 |
화성 아이, 지구 아빠(원제 The Martian Child)... 제목만 보면 왠지 ‘E.T.’ 같은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요.
하지만, 이 작품은 -비록 IMDB의 키워드 중엔 Sci-Fi도 들어 있고, 원작을 SF 작가가 쓰긴 했지만- SF라고 딱 잘라서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대다수 사람은 이 영화를 보고 SF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이 이야기는 아내를 일찍 여의고 홀아비가 된 SF 소설가가 아이를 입양해서 기르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홀아비인데다 소설 이외에는 잘 모르는 그는 아이를 기르는데 말 그대로 초보 아빠로서 아이를 기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그 아이가 조금 특이하다는 점이지요.
스스로 ‘화성에서 왔다.’라고 주장하는 그 아이는 햇빛을 싫어해서 낮에는 상자 안에서 홀로 지낼 뿐만 아니라, 붕붕 떠오르기 싫다는 이유로 낡은 건전지를 묶어서 만든 무게추를 허리에 감고 있습니다.
‘임무’라는 이유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람이나 사물을 찍어 늘어놓고 보는가 하면, 도벽이 있어 남의 물건을 집히는 대로 가져가기 일쑤, 게다가 가끔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을 늘어놓기도 하지요.
그럼 그 아이는 정말로 화성(또는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일까요? 영화 속에서는 그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가 어쩌면 정말로 특이한 힘을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게 하는 장면은 있습니다.
이를테면 야구를 볼 때 그 아이가 말한 대로 홈런을 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화성 소원’을 빌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물론 그것이 우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집에 돌아갈 때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대단한 점수’였다고 하는데, 그 역시 그 아이 때문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요.)
그리고 신호등이 본래보다 빨리 바뀌는-그래서 다른 차들이 갑자기 멈추는 소리가 나오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내 덕분에 신호등을 기다려야 하는 보름 중에 3분은 벌었어라고 아이가 이야기하지만- 역시 신호등의 고장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정말로 화성에서 왔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외로운 남자와 외로운 아이가 만나서 새로운 가족이 되는 사실이지요.
“우리는 아이들이 모두 외계인이라는 것을 모른다. 그들은 갑자기 지구로 내려온다. 오직 용기만을 갖고.”
영화 속에서 작가가 쓴 소설 “화성 아이(The Martian Child)” 중의 대사는 바로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려는 바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 사실은 이 작품 자체가 원작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입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모두 ‘지구’라는 환경에 내던져진 외계인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 그리고 그들을 돕는 것은 오직 그들 자신과 부모뿐이라는 사실 말이지요.
우리는 모두 지구에 사는 ‘지구인’이지만, 때로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외계인’들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의 마음조차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이 좁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서로 다른 말과 생각을 하고 살아가며,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서로 싸우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함께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한가지는 완전히 무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네가 뭘 하건 무슨 상관이냐?’라며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
때로는 아는 이들끼리만 함께 생활하면서 집단으로 따돌리는 것...
하지만, 그것은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은 될 수 없겠지요.
보다 진정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그를 믿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이 ‘지구’라는 낯선 행성에 찾아와 하루하루 그 삶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외계인들이니까요.
추신) 이 작품은 국내에서 개봉하여 DVD로 발매되었습니다만, 그 밖에도 데이비드 제롤드의 원작 소설이 정소연씨의 번역으로 황금가지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라는 제목의 작품인데 번역도 좋고 영화보다도 감동적이지만, 그다지 눈길을 못 끈게 아쉽지요.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라는 제목이 좀 묘~~~하게 느껴지겠지만 정말로 재미있고 훌륭한 작품이니,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도서관에서도 할인 판매합니다. 단, 2권 한정...^^)
사실 영화를 보게 된건 제가 워낙 아이들 나오는 영화를 좋아해서 였죠.
지금은 영화내용이 기억나지는 안네요. (지구의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건지 내 안의 아이가 작아지고 있는건지^^)
책은 표지 그림이 참 재밌어요.
동생의 추천으로 구입했는데, 아빠의 무지개빛 바지가 왜 무지개인지 처음엔 몰랐었죠^^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화성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모든것이 굉장히 이해가 잘 되어서 스스로 깜짝 놀랐죠.
난 아직도 내 안에 아이를 간직하고 있는 모양이예요.
(우리는 누구나 내 안에 작은 아이를 가지고 있죠^^)
오늘 가입했는데,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 가입인사겸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