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rray_leinster.jpg


 1896년 06월 16일~1975년 06월 08일. 향년 79세.


  미국의 SF 작가.

 

  본명 윌리엄 젠킨스(William Fitzgerald Jenkins). 1896년 6월 16일 버지니아의 노포크에서 태어난 라인스터는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 프리랜서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20세가 되기 직전 문학잡지 <The Smart Set>에 기고한 <The Foreigner>를 통해 데뷔한 라인스터는, 약 3년여에 걸쳐 10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제 1차 대전 중, 그리고 이후에는 여러 펄프 잡지에 기고를 시작했는데, 1920년대 펄프 잡지들이 모험물이나 탐정물, 괴기물 등 다양한 장르로 분화하자, 라인스터는 각각의 잡지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작품을 집필하여 기고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그의 활동은 밀림모험물, 서부극, 탐정물, 괴기물에 그치지 않고 연애물에까지 이르렀는데, 연애물을 쓸 때는 루이저 커터 리라는 여성 펜네임을 쓰기도 했다.

  1919년 초 첫 SF 단편 <The Runaway Skyscraper>를 선보인 이래 라인스터는 SF 작품의 창작에 주력하면서 1930년대 수편의 단편과 시리즈물을 <어메이징>지나 <어스타운딩>지 등을 통해 선보였다. (물론, 다른 장르의 작품도 각각 어울리는 잡지에 기고하였다.)

  1934년 어스타운딩 6월호에 수록한 <Sidewise in Time>이라는 작품에서 라인스터는 대체 역사라는 개념을 처음 선보이며, 평행 세계라는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하기도 했다.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꾸는 이야기는 마크 트웨인의 <아더왕과 양키> 등에서 이미 선보였지만, 단순한 풍자가 아닌 현대 SF 작품으로서 평행 세계와 대체 역사의 개념을 최초로 소개한 것은 바로 이 작품이다.) 그가 선보인 시간적 이상 진동이라는 가능성은 이후 여러 작가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라인스터의 공적으로 가장 높이 칠 수 있는 것은, <우주전쟁> 스타일의 외계 침략이나 스페이스 오페라의 상징적인 종족으로의 외계인이 아닌, 우리와 다른 존재와의 만남과 그 과정, 그리고 문제와 극복... 다시 말해 “첫번째 접촉(First Contact)”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이다.
  1945년의 중편 <First Contact>에서 라인스터는 외계 종족과의 만남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SF 사상 최초로 만능 번역기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훗날 라인스타의 유족은 <스타트렉>의 8번째 극장판인 <퍼스트 컨택(First Contact)>과 관련하여 상표 저작권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당시 미국 지방 재판소에서는 ‘제목이라기보다는 장르명으로 대중적인 용어로 정착된 말’이라는 이유로 기소를 각하하기도 했다. ‘퍼스트 컨택’이라는 말이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을 만큼 대중적인 용어가 된 것은 역시 라인스터를 시작으로 하는 여러 작가의 활동 덕분이고, 그만큼 미국에서 SF가 대중적인 작품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20세기 초기부터 활동을 시작한 초창기 SF 작가로서는 드물게 20세기 중반 이후에도 꾸준히 활동한 작가로, 평생에 걸쳐 1500편 이상의 단편이나 논설, 그리고 14편의 장편 각본 외에 라디오나 TV용의 각본 수백 편을 집필했다.


FIRST_CONTACT.jpg

[ 작품명이 아닌 장르명으로 정착된 퍼스트 컨택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