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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E. 하워드(Robert Ervin Howard)

 

  1906년 01월 22일~1936년 06월 11일. 향년 30세.

  미국의 판타지 작가. 창조욕으로 가득찬 작가로 일찍부터 코난, 솔로몬 케인 같은 수많은 캐릭터를 창조하고 많은 작품을 집필했다. 성공의 절정기에 갑작스러운 자살로 요절했지만, 짧은 생애 동안 그가 만든 400편 이상의 작품과 수많은 캐릭터는 지금도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다.

 

 

  1906년 1월 22일 텍사스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하워드는, 짧은 생애 대부분을 크로스 플레인즈(Cross Plains) 지역에서 보내면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진행했다.
  어릴 때부터 허약했던 하워드는  체질을 극복하고자 복싱을 배우기도 했는데, 십대 후반에는 보디빌딩에 빠져들기도 했다.
  일찍부터 책을 좋아하고 지적 호기심에 넘쳐났던 하워드는 9살 때 이미 작가가 되기를 꿈꾸었고 고작 18세의 나이에 괴기 소설 전문의 펄프 매거진에 작품을 기고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한 전문작가의 꿈을 이루는 데는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1920년대 크로스 플레인즈는 갑작스럽게 석유 붐이 찾아와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당시 하워드는 그러한 변화에 도리어 불편을 느끼고 좌절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하워드는 솔로몬 케인(Solomon Kane)을 비롯한 수많은 캐릭터를 창조하고 많은 작품을 집필했다. 하워드는 이들 작품을 15세 때부터 잡지에 기고했지만, 그들 중 한 작품도 잡지에 수록되지 못한 채 버려졌다. 넘쳐나는 창조 욕구와 거절당하는 현실 속에서 하워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창조 욕구 속에 파묻혀 허우적대던 소년, 하워드를 구원한 것은 브라운우드 고등학교에서 만난 또래 친구들이었다. 그들의 소개로 하워드는 학교 신문에 글을 기고할 수 있었고, 1922년 드디어 그의 작품이 인쇄되어 등장했다.
  학교 신문에 작품이 수록된 것을 성공이라 할 수는 없었었지만, 당시 기고한 두 작품은 각각 금상과 은상을 탔고, 이러한 사실은 좌절하던 소년 하워드에게 용기를 넣어주기도 충분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크로스 플레인즈로 돌아간 하워드는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을 갈고 닦고자 노력했고, 1924년 주로 괴기 소설을 다루는 펄프 잡지 Weird Tales에 원시인을 모델로 한 첫 작품 <Spear and Fang>을 기고할 수 있었다. 
  하워드는 고작 18세의 나이에 잡지 데뷔를 달성했지만, 그것은 그가 바란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후로도 그의 작품은 몇 차례 잡지에 실렸지만, 그는 얼마 안 되는 원고료를 받는 것에 그쳤을 뿐이었다.
  근처 정유 회사에 취직하긴 했지만 금방 쫓겨나고만 하워드는 지역 신문에 칼럼을 싣고, 친구의 주선으로 잡지 기고를 이어가며 근근이 버틸 수밖에 없었다.
  Weird Tales의 고정 필자로서 활동을 이어나간 하워드는 고작 20세의 나이에 첫 단행본 <Wolfshead>를 낼 수 있었지만, 이 책은 초판조차 모두 팔지 못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 실망한 하워드는 부업으로 하고 있던 속기사 일을 그만두고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때로는 내기 권투에 나가기도 했다. 집필 활동을 계속하며 조금씩 눈길을 끌었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먼 시간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1930년 여름, H.P 러브 크래프트의 작품에 관심을 느낀 하워드가 보낸 편지로 두 사람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러브 크래프트의 격려에 감동한 하워드는 바로 러브 크래프트 서클의 일원이 되었고, 러브 크래프트를 중심으로 다른 필진과의 교류가 이어졌다.
  1929년을 기점으로 작가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하워드는 이러한 교류 속에 자신이 일찍부터 꿈꾼 영웅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32년 <야만인 코난> 시리즈의 첫 작품이 선보였다.
  검이 지배하는 환상 세계를 무대로 영웅의 모험담을 그린 코난은 순식간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워드는 단번에 성공한 작가의 대열에 끼게 되었고, 무수한 작품을 쏟아내기에 이른다. 코난 시리즈는 하나하나 선보일 때마다 팬을 늘려나갔고, 그들을 통해 하워드의 다른 작품도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그처럼 인기의 절정에 올랐던 1936년 6월 11일. 하워드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원인은 자살. 친구에게 빌린 권총을 자리 머리에 겨누고 한순간에 목숨을 끊은 것이다. 수많은 역경과 좌절에서도 작품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았던 하워드였지만, 변화한 삶 속에 친한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하거나 일 때문에 소원해지고, 어머니가 암에 걸려 숨을 거두려는 상황에서 불안을 버리지 못한 결과였다.
  
  작가라는 꿈을 꾼 시점에서부터 21년. 성공한 작가로 기록되기 시작한 지 고작 수년... 하워드는 그 짧은 생애에 400편 가까운 작품과 수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남기고 세상의 저편으로 떠나갔다. 그로부터 60년이 넘게 지난 지금 하워드의 작품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그가 창조한 캐릭터는 또 다른 작가들의 손에 의해 되살아나 활약하며 그의 전설을 전해주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야만인 코난>이나 <솔로몬 케인> 같은 판타지 장르 외에도, 권투, 서부극, 역사물, 호러, 탐정물, 첩보물 등 수를 셀 수 없다. 여기에 수십 편에 이르는 시까지, 가히 창작 괴물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기록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야만인 코난>이 2편의 영화로 제작된 것 외에, 드라마, 게임 등 각종 장르로 선보였으며, 작년에 그의 작품 <솔로몬 케인>이 영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고, 미국의 펀컴(Funcom)에서는 코난의 세계와 분위기를 충실하게 재현한 다중 접속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에이지 오브 코난(Age of Conan)>을 제작하였고 국내에서는 네오위즈 게임즈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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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하워드의 대표작. 코난은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되어 눈길을 끌었다. ]